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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다

해피의 여름날

해피의 여름날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전원주택의 텃밭에서 가족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곳의 주인공은 소중한 말티즈 해피였다. 해피는 작은 체구에 하얀 털을 가진 귀여운 강아지로, 늘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좋아했다. 가족들이 채소를 가꾸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해피에게는 하루의 큰 즐거움이었다.

“이제 오이씨를 심을 차례야!”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피는 그 소리를 듣고 귀를 쫑긋 세우며 관심을 보였다. 저 멀리서 엄마가 고운 손으로 상큼한 오이씨를 살펴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해피는 조용히 뒷걸음을 치며 엄마의 곁으로 다가갔다.

“해피야, 여기서 기다려!” 아빠가 해피에게 목소리를 걸었다. 해피는 고개를 돌려 아빠를 바라보고는 그 자리에서 앉아 제자리에서 울컥거리며 꼬리를 흔들었다.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텃밭의 한쪽으로 이동했다.

가족들은 땅을 파고 오이심기 작업을 시작했다. 해피는 하얀 털을 세차게 바람에 흩날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때때로 농구공처럼 뛰어다니며 흙먼지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곳이 해피에게는 모험의 세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해피, 이리 와!” 엄마가 해피를 부르자 해피는 말티즈 특유의 빠른 발걸음으로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가 방금 심은 씨앗 위에 나뭇잎을 덮고 있어 해피는 그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해피는 씨앗이 커서 오이가 되는 모습이 궁금해졌다.

텃밭은 가족과 해피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동생이 파를 따오며 “이거 보세요, 해피!”라고 외쳤다. 그러자 해피는 간절한 눈빛으로 동생을 쳐다보았다. 동생은 해피에게 파 한 줄기를 건네며 “숨겨진 보물이다!”라고 웃었다. 해피는 그 파를 한 입 물어보기도 했으나, 이낼 정작 싫어하는 맛이라며 곧바로 내버렸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하늘은 오렌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물 주고 집으로 가자!” 아빠가 말했다. 해피는 가족들이 물을 주는 것을 보며 신나게 짖었다. 한 번씩 미소를 지으며 해피에게 시선을 주는 가족들 덕분에 해피는 더욱 행복했다.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텃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따온 덕에 저녁은 더욱 맛있어 보였다. 해피는 그들 사이에서 빛나는 눈으로 올려다보며 같이 저녁을 기다렸다. 가족들이 풀어놓는 웃음소리와 함께 저녁의 즐거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 해피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주택 뒤편의 울타리를 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해피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가지며 뒷마당을 바라보았다. 가족들은 해피가 경계하는 모습에 잠시 멈칫했다.

“뭐지, 해피?”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겼다. 그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며 텃밭의 고요를 깨뜨리기 시작했다.

해피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쥐고, 더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때, 울타리 뒤에서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미소가 가득한 작은 아이였다. 아이는 해피를 보고 활짝 웃으며 “같이 놀아줄래?”라고 외쳤다. 해피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는 해피와 새로운 친구가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모르는 게 더 흥미진진했다. 해피는 수많은 가능성이 담긴 그 순간을 기다렸다.

하늘은 어둑해졌지만, 해피의 작은 가슴 속에는 새로운 모험이 시작될 것 같은 떨림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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