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의 여름날
푸른 하늘 아래, 화창한 여름날. 말티즈 해피는 전원주택의 아늑한 마루에 편안히 누워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그의 하얀 털을 부드럽게 감싸며, 귀여운 눈으로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주변에는 꽃들이 만발하고, 인근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해피는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코끝에 퍼지는 꽃내음을 즐겼다.
해피의 주인은 초등학생 소녀 지수였다. 지수는 마루에 해피를 곁에 두고 앉아 만화를 보고 있었다. 해피는 지수가 고개를 돌리면 도움을 청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고도 해맑아, 지수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너도 재밌게 보렴, 해피!” 지수가 말하며 해피의 귀를 간지럽혔다. 해피는 시선을 마루를 넘어 푸른 하늘로 돌리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구름을 바라보았다. 구름은 형형색색의 동물들 모양으로 보였다. 해피는 머릿속으로 그 구름이 어떻게 저렇게 만들어졌을지 상상했다.
그때, 뜨거운 햇살 속에서 지수의 엄마가 다가왔다. “지수야, 해피와 함께 놀러 나가자. 나무 그늘이 있는 곳으로!” 그녀는 해피를 다독이며 말했다. 해피는 즉시 반응해 꼬리를 흔들었다. 놀이가 기다려진다는 듯 생생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두 발로 펄쩍 뛰었다.
지수는 해피를 안고 마당으로 나갔고, 이미 가족이 싱그러운 나무 그늘 아래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피는 마루에서의 여유를 뒤로하고, 가족들의 목소리를 따라 신나게 뛰어갔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공을 던지고 받아오는 게임이 시작되었다. 해피는 공을 쫓아 뛰고, 기쁜 짖음으로 주인의 관심을 끌었다.
놀다가 지친 해피는 한쪽 구석에서 풀이 자라는 곳에 누웠다. 사랑스러운 눈으로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하늘 높이 떠 있는 구름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바람이 불어오자, 해피는 무언가 다가올 것을 감지한 듯 귀를 쫑긋 세우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때, 갑자기 마당의 문이 열리며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 해피는 즉각적으로 경계하며 살짝 낮은 자세를 취했다. 지수와 엄마도 깜짝 놀라 주변을 살폈다.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 온 이웃입니다.” 해피는 여전히 긴장한 모습으로 새로운 이웃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해피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낀 듯 손을 내밀어 해피가 가까이 올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순간 해피는 경계를 풀며 조심스레 다가갔다. 하지만 언뜻 지나가는 생각에 남자의 침착한 태도 뒤에 무엇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해졌다. 해피의 마음은 까다로운 상황을 느끼고 있었다.
그 후, 남자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나누고, 해피와도 좋은 친구가 되려고 했다. 그런 순간에도 해피는 그가 단순한 이웃인지 아닌지 망설임이 있었다. 매일 맞이하던 평온한 여름날의 한 조각이 두려움보다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그날 저녁, 남자와 가족이 웃고 떠드는 동안 해피는 잠시 혼자 마당에 나와 있었다. 그때, 공원 저편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려왔다.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드는 해피는 소리의 방향으로 귀를 기울이며 상황을 살폈다.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해피는 본능적으로 그쪽으로 다가가기로 결심했다.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직감이 발동한 것이다. 그는 조용히 긴장이 되며 소리의 근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푸른 여름의 경치 속에서 해피는 앞으로 다가올 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강한 호기심으로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