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의 첫 산책
어느 맑은 아침, 말티즈 ‘해피’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기다려온 순간을 맞이했다. 주인과 함께하는 첫 산책 시간이었던 것이다. 해피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인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몸짓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긴장감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순수했다.
주인은 조심스럽게 해피의 목에 리드를 채웠다. “자, 해피! 준비됐어?” 해피는 경쾌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대답했다. 주인의 손을 이끌며 밖으로 나선 해피는 처음으로 느끼는 신선한 바람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반짝였다. 세상은 그렇게 넓고 신기했다.
산책로는 꽃들이 만개한 공원이었고,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해피는 다양한 냄새를 맡으며 엉뚱한 방향으로 달려가곤 했지만, 주인은 그런 해피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해피, 이리 와!’ 주인의 목소리에 해피는 다시 돌아와 앉았다. 자신이 주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산책을 계속하던 중, 해피는 바닥에 놓여 있는 작은 장난감을 발견했다. 그것은 누군가의 사라진 공이었다. 해피는 그 공을 향해 신나게 달려갔고, 하루 종일 공을 보고 싶었던 것처럼 물고 이리저리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해피는 그 공을 가진 채로 뛰어다니며 주변의 모든 것을 잊은 듯했다.
주인은 그런 해피를 지켜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해피야, 그 공 내 거야!” 해피는 주인의 목소리가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듣지 못한 듯, 그 공에 더욱 열중했다. 그러다 해피는 갑자기 공이 튕겨 나가는 소리를 듣고 그 뒤를 쫓기 시작했다. 주인의 목소리가 멀리 멀리 사라지는 듯했다.
갑자기 공이 잘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튕겨 갔고, 해피는 그 공을 쫓아 달리는 바람에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주인은 급히 해피를 쫓았다. “해피야, 거기서 멈춰!” 주인의 목소리는 해피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애타게 울렸다.
해피는 무심코 숲 속에 있는 다양한 냄새를 맡으며 한참을 뛰어다니다가 무언가 낯선 음성을 들었다. “어? 이 꼬마는 누구지?” 한 손이 해피를 향해 다가왔다. 해피는 첫 경험에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과 함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 손을 가진 사람은 바로 한 아이였다.
아이도 해피의 존재를 보고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안녕, 귀여운 강아지야!”라고 외쳤다. 해피는 그 아이의 밝은 목소리에 이끌려 따라가고 싶어졌다. 아이는 해피의 목을 쓰다듬으며 근처에서 놀고 있던 공을 가리켰다. “같이 놀래?”
주인은 그 모습에 놀랐다. “해피야, 너무 멀리 가지 마!” 하지만 해피는 그 아이의 곁에서 놀고 싶어서 공 쫓아 다니며 기뻐했다. 모든 일이 다 즐거운 해피의 첫 산책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주인은 해피가 돌아올까 염려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해피는 자연스럽게 그 아이와 하나가 되었고,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주인은 해피가 떠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고, 그런 걱정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결국, 해피는 자신이 산책하던 길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해피야, 이제 돌아가야 해!” 주인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해피는 그 소리를 듣고 주인에게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그 아이가 붙잡아 버렸다. “조금만 더 놀자, 제발!” 아이는 절대로 해피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주인은 애가 타서 ‘해피를 데려갈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커져갔다. 그러던 중 해피는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언가 느꼈다. 자신의 주인을 찾고 싶다는 그리움이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해피는 아이의 손을 부드럽게 물리며 주인의 쪽으로 돌아섰다.
아이도 해피의 변화를 감지하고는, “가고 싶다면 가!”라는 말을 남기고 해피에게 손을 들어 올렸다. 해피는 다시 한 번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갔다. 그 순간, 해피는 주인에게로 다가갔고, 그 모습에 주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잘했어, 해피!”
주인은 해피를 안아주며 산책을 마무리했다. 해피는 새로운 친구를 만든 특별한 하루였다. 하지만 그 아이와의 만남은 해피의 마음속에 깊숙한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해피는 매일매일 새로운 Adventure가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해피는 이제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웃음과 행복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다음 산책이 언제 올지 기대하며, 해피는 꿈꿨다. ‘다음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해피의 눈빛은 더 빛났다.